모래의 여자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나의 점수 : ★★★★ 결말이 충격적이다. 며칠 전에 읽은 산체스 피뇰의 '차가운 피부'와 비슷한 느낌. 평범하게 살던 남자가 일상을 피해 어딘가로 간다. 모래의 여자에서, 남자는 모래 사구로 간다. 모래지형에서 사는 곤충을 채집하기 위해서. 곤충은 그에게 일상의 탈출구다. 차가운 피부에서, 남자는 지구 끝의 섬으로 간다. 혼자, 오로지 고독을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과거를 잊기 위해서. 전쟁과 투쟁으로 점철된 과거는 그에게 상처만 남겨주었다. 남자들은, 각자 떠난 그곳에서 형언하기 어려운 수없이 많은 일들을 겪는다. 모래의 여자에서, 남자는 모래를 퍼내야 한다. 죽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모래에 파묻혀 쓰러져가는 집에서, 모래를 퍼낸다. 모래는, 매일매일 퍼내도, 매일같이 또 바람에 날려와 쌓여 있다. 모래는 유동이다. 그것은 바닷가 마을의 운명이다. 차가운 피부에서, 남자는 괴물과 싸워야 한다. 죽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공격하는 바다괴물들과 싸운다. 총을 쏘고, 돌을 던진다. 바다괴물은 죽여도 죽여도 또 나타난다. 그것은 횡포하고 아주 못된 놈들이다. 공격이 잠잠할 때도 있지만, 격렬할 때도 많다. 그들은 의심할 바 없이 인간의 적처럼 보인다. 남자들은, 자기가 서 있는 그 곳을 증오하고, 그 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성공할 수 없다. 모래의 여자에서 남자는 몇달간 로프를 만들어 탈출을 시도하지만 마을 주민에게 붙잡혀 되돌아온다. 차가운 피부에서, 남자는 탈출할 어떤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작은 배가 하나 있지만, 언제 바다괴물에 잡혀먹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섬은, 주항로에서 떨어진 외딴 섬이다. 남자들은, 그곳에서 비정상적인, 그러나 쾌감 높은 섹스를 한다. 모래의 여자에서, 남자는 그곳에 어쩔 수 없이 매여 사는 여자와, 모래와 비누거품에 휩싸여. 차가운 피부에서, 남자는 암컷 바다괴물과,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일년 혹은 몇년 후, 남자들은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그곳은 이미 그들의 운명이니까. 모래의 여자에서, 남자는 눈앞에 세상으로 올라갈 수있는 로프가 있는데도, 떠나지 못한다. 그의 여자는,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 차가운 피부에서, 남자는 눈앞에 새로운 배의 선장이 왔는데도, 떠나겠다고 하지 않는다. 그의 여자 -암컷 바다괴물을-사랑하게 된 것 같다. 배는 남자를 남겨둔 채, 다시 유럽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들은 현실에서의 표면적인 나를 포기하고, 초현실적인 공간에서의 나를 인정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상하지 않은가? 모래의 여자에서 남자는 결국 7년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아 법원은 그가 죽었다고 판단한다. 차가운 피부에서, 남자는 자신의 선임자가 자살한 것을 보고도 그곳에 계속 남아있으려고 한다.(어쩌면 그라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는 대신 친하게 지낼지도 모르지만) 결말을 향해 갈수록,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던 작품들이다. 하나는 유럽 작가의, 21세기에 쓰여진 소설이고, 하나는 일본의 아베 코보가 1962년도에 쓴 작품인데, 구성이 상당히 비슷하다. 둘 다, 일상을 잊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결말이 나지 않는 어떤 일, 시지프스가 바위를 끝없이 끌어올리는것처럼, 그런 일에 부딪히게 되고, 그 일을 통해 무언가를 깨닫는 형식이다. 무언가가 도대체 무얼까? 일상의 지루함? 무의미함? 고독함을 찾아 나온 곳에서 어떤 관계 맺기를 갈구하는 이상한 본성?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남자라면 결국은 여자, 그리고 섹스, 라는 것인가? 아니면 쇼생크 탈출에서, 오랫동안 감옥에 있어서 감옥에 길들여진 노인이 출옥했을 때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것처럼 모래에, 그리고 차가운 피부에 길들여져서 그런걸까. 마지막에. 모래의 여자에서, 남자는 모래의 땅, 불모의 그곳에서 희망을 본다. 그는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 아직은 미완성인 성공을 맛본다. 이곳에서 물을 구할 수 있으면, 그곳은 더 이상 불모지가 아닌 까닭에. 그리고 그의 연구를 귀기울여 들어 줄 사람은 그를 모래구덩이로 내 몬 마을 사람들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계 맺기와 의사 소통이 가능한 자=마을 사람들, 같은 처지에 있는) 차가운 피부에서, 남자는 암컷 바다괴물을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그래서 그녀를, 그녀의 차가운 피부를 떠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적이라고 생각했던 바다괴물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 (관계맺기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자= 바다괴물들) 그들은 결국 가능한 관계를 찾아 떠났고 그 것을 찾았기에 그 곳에서 떠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 맞다. 그들은 천형이라고 생각할만한 커다란 짐을 짊어지고 그것에 대항하여 싸웠지만 이제는 더이상 싸우지 않아도 된다. 모래의 여자에 나오는 남자는 물을 얻는 방법을 찾았고, 차가운 피부에 나오는 남자는 바다괴물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게임의 룰을 바꾸었다.. +. 두 소설 다.. 읽으면서 이런게 소설이지! 하고 몇번이나 혼잣말을 했는지. 소름끼치고, 무섭고, 식은땀이 한줄기 주르륵 흐른다. 참 오랜간만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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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뮬에 이거 베이스..
by 핑크문 at 09/03 우하하... 이거 어떤 글.. by 그레이폭스 at 07/05 쿨럭... by Sengoku at 06/30 덧글. 링크걸었어요. 잘.. by 이경룡 at 04/17 멋지네요. 저도 평소에 .. by 글루미젠 at 08/21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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